57년생 원시인을 봤다
기존의 휴대폰에서 새 휴대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주러 갔어요.
그녀는 57년생
휴대폰은 모두 갤럭시 폰이어서
두 휴대폰에
Smart Switch 어플을 다운로드해서
쉽게 자료를 옮겼어요.
중요시하는 카카오톡과 전화번호
몇 개의 홈쇼핑 어플을 옮겨 드렸고
그리고 은행어플 두 개도.
지체 장애인이어서
장애인콜택시를 어플을 사용해서 부르겠거니 하고
확인해 보시라 했더니
전화를 걸어서 부른다더군요.
휴대폰은 카톡과 유튜브 시청용 일뿐
모든 것을 전화 걸어서 쓰는 분이셨어요.
은행어플 사용해서 1천 원 보내보시라 했더니
텔레뱅킹을 쓴다고.
세상에나
어플에서 패스워드 6자리와
상대방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송금이 가능한 것을
전화를 걸어서 25번 앞에 숫자 2개
7번 뒤에 숫자 2개 입력하는 방식의 원시적인 방법을 쓴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 불가였어요.
더군다나 송금 수수료가 500원씩 드는데
저분이 살림하는 사람 맞나 싶더군요.
평생 돈 한 푼 안 벌어본 분이...
(장애인으로 산 지 10년쯤 됨)
3분이면 배울 수 있는데
배워 보시라고.
이대로 머물러 계시면 도태되는 것이라는 말이
하나도 안 먹혔어요.
집에 있던 나이 많은 요양보호사도 쓰는데
명색이 4년제 대학 나오신 분이
어째 삶의 자세가 저런 지...
휴대폰의 은행어플은 가족이 깔아놓았던 것이란 걸
늦게 알았어요.
가르쳐 줬는데 쓰던 대로 쓰겠다 하여
쓰지 않는 어플이었어요.
집에 가거든
뭘 가르치려 하지 말고 쓰던 방식대로 되는지
확인만 해주라더니
그 말이 그 뜻일 줄이야.
할렐루야!
복지관 가야 한다고 장애인콜택시 전화번호를 뒤집니다.
하루에 두 번씩 쓰는 전화번호인데
그걸 단축번호 쓸 줄 몰라서
최근통화내역 뒤져서 전화를 한답니다.
장애인콜택시가 광역으로 바뀌었다네요.
부군께서는 가족을 순서대로 1.2.3.4로 휴대전화에 저장해서 쓰시던데.
가족에게도 가르쳐 줬었겠지요.
그런데도 못 쓰는 것일 겁니다.
실상
보는 사람이 답답할 뿐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
홈쇼핑에도 전화를 해서 번호가 바뀌었다고 알려야 하나요?
묻습니다.
어차피 전화로 주문하니
자동으로 번호가 인식할 테니 알릴 필요 없지요.
침대 위에서 홈쇼핑이 낙이 신 분이니
대기자 많으니 자동주문전화나 어플로 접속하면
천 원 깎아준다는 것도 필요 없는 사람입니다.
두 사람 사는 데
무슨 홈쇼핑 택배물이 많은지
전화번호를 이동하는 시간에도 우체국 택배가 도착한다는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남이사 전봇대로 이빨을 쑤시던
요강으로 꽈리를 불던 신경 쓰지 말아야 하는데..
52년생 우리 언니는
뭐든 배우려고 하고 첨단으로 사는데
언니보다 다섯 살이나 어린 분께서
사는 것은..,
부군께 전화하는 것도
최근 통화내역으로 하는 사람
님들은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1번에 저장되어 있어야 하지 않나요?
다 마치고 왔는데
그분의 부군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새 폰이 어느 통신사냐고?
농협에 어쩌고 하시는데
휴대전화 번호 바뀌면 텔레뱅킹 안 되나요?
텔레뱅킹 안 쓴 지 20년 되는 것 같으니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휴대폰 케이스를 사는데
휴대폰 모델명도 몰라서...
그거
휴대폰의 설정 (톱니바퀴) 들어가서
맨 아래에
휴대전화 정보에 들어가면
맨 위에 큰 활자로 모델명 있는 거
모르시는 분 계시더군요.
한숨이 절로 나서
푸~~~
휴~~~
좋겠다.
모르고 사는 데도 아무렇지 않아서.
맞아요.
지난번 '모뎀이 뭐냐고?' 했던 그분입니다.
케이블타이 모르셨던.
다시는 그 집에 심부름 안 가고 싶어요.
무임금 봉사인데
짜증 이빠이 입니다.
카카오톡 패스워드를 물었더니
그냥 되던데요.
그런 게 있어요?
아흐
아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