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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맨, 당신은 서비스맨이 아니야카테고리 없음 2024. 11. 9. 14:23
내가 쿠쿠 밥솥 두 개를 쓰는 이유는
카스텔라 빵 때문이다.
남을 주기 위해. (판매 목적이 아닌)
밥솥 두 개를 사용해서 동시간에 카스텔라를
만드려고 밥솥을 하나 더 샀다고 하면
... 정상적인 반응은 없을 것 같다.
카스텔라가 밥솥에서 만들어지는 시간 40분
달걀을 풀고 밀가루를 섞고
흰자를 거품내고.. 이 과정이 10분 걸린다.
카스텔라 두 판이 필요하면
꼬박 두 시간을 메여 있어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새로 당근에서 구매한 밥솥이
밥을 잘 되는데
이상현상을 보여서
판매자에게 반품 요청하기 전에
한 번 더 카스텔라를 시도했는데
40분을 설정했음에도
이상한 증상을 보였다.
뽀글뽀글 다 부풀었을 뿐
젓가락을 찔러보니 속이 하나도 안 익었기에
솥을 빼서
밥도 빵도 잘되는 쓰던 쿠쿠 밥솥에 넣었다.
(정상적인 밥솥에서는 제대로 될 것 같은 생각)
내솥 모델이 달라서 잘 안 들어가는 것을
억지로(?) 닫아서 20분을 설정해서 만능찜을 시도했더니
빵 바닥이 다 타고
쪼그라든 빵이 되었다.
가위로 탄 부분을 잘라낸 빵은
내 차지가 되었음인데
문제는
내솥이 안 빠지는 것이다.
일자드라이버를 틈새에 넣고
고무망치로 두드려 보았으나 반응이 없다.
혹시 얼음을 넣으면 수축해서 나올까 싶어
얼음통을 통째로 비워 넣었다.
안 빠진다.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봐야 안다기에
바퀴 달린 플라스틱수레에 담아서
버스를 타고 노원 서비스센터에 갔다.
A4용지에 서명을 하고 밥솥의 상태를
설명하는데
접수대 여사님께서 밥솥 뚜껑을 닫으려 하기에
"안 돼요!" 소리를 쳤다.
닫으면 밥솥이 더 들어간다는 뜻으로 제지했다.
접수대 뒤에 서비스룸이 있는지
거기서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서비스맨이 나와서
접수대 여사님과 똑 같이 뚜껑을 닫으려 하기에
제지하고 문제점을 설명했다.
다른 모델의 솥이 들어가서 안 나온다고.
서비스맨이 들어갔다가 밥솥을 가지고 나온 시간은
채 5분도 되지 않았는데
이건 못 뺀단다.
억지로 빼면 고장 난 다고.
그게 끝이다.
그러면서 이건 둥근 솥인데... 어쩌고 하며
옆에 있는 솥을 들어 설명하려 하기에
나도 아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그의
말을 멈추게 했다.
빼려고 노력은 해봤느냐 했더니
해봤단다.
그 노력이
십분 이십 분이 걸린 것도 아니고...
한번 당겨서 안 빠지니 그냥 돌려주는 서비스라니.
서비스가 엉망이다.
내솥이 고장 나더라도 방법을 강구해 봐야 되지 않겠느냐?
성의라곤 1도 없다고
더 말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아서 돌아 나오려는데
센터의 버튼식 자동문이 안 열린다.
기분 나쁜 장소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별게 다 말을 안 듣는다고
버튼을 탁탁 쳤다.
그 작은 서비스센터 안에 있는 몇몇의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옘병 문까지 지랄이야..)
기분 나쁘게 문까지 안 열리니
욕이 나갈 뻔했다.
밥솥을 회사로 가져와서
운영본부의 부장님께 보여 드렸더니
지금 하는 일 마치고 해 주겠다고 하셔서
밥솥을 본부에 두고
사무실로 올라가서 내 일을 하는데
밥솥 가져가라고 상무님이 전화를 하셨다.
어머나 정말요.
해결하셨다고요?
본부에 가니
내솥을 빼주신 것도 고마운데
부장님께서 밥솥 안에 연시 5개를 담아놓으시고는
얼른 가져가라 신다.
와.. 신난다!
어떻게 빼셨느냐 여쭈었더니
"힘으로 뺐지요!"
밥솥을 수레에 담아 나오면서
노원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욕을 해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따위 실력으로
월급을 받는 당신이
진짜 서비스맨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부장님 덕분에
밥솥을 온전히 살려서
카스텔라를 했더니...
신통하다
카스텔라가 아주 잘 만들어졌다.
오호라
반품 안 하고 써도 되겠네.밥솥 속 뚜껑에 놀린 자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