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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가는 길
    내가 사는 이야기 2025. 4. 14. 11:11

    평택에 기기 고치러 가려고 경부선 10시 20분 버스를 예매했다.
    오전에는 기기를 사용해야 하니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문제가 되는 부품을 교체해야 해서 12시쯤 도착하면 된다.


    집 앞에서 타는
    7호선 전동차에 빈자리가 있을 리 없으니
    서서 가는 게 마땅하다.
    그럼에도  군자나 건대입구에서 자리가 나기도 하는데
    오늘은 논현에서 빈자리가 생겨서
    두 정거장을 앉아왔다.

    고속터미널역에 내리면 늘 그렇듯이
    두리번거리는 분들이 계신다.

    내가 탈 버스는 10시 20분
    시계는  9시 50분
    시간이 넉넉하니 한 분쯤은 길을 알려드려도 되겠다.
    역에서 계단 한층 올라왔을 뿐인데
    부부로 보이는 분께서 거기서부터 두리번거리신다.

    어디를 찾으세요?
    고속터미널요.
    어느 고속터미널요?
    호남이요.
    저를 따라오세요.
    호남 가세요?
    아니요. 저는 아니지만 시간이 넉넉하니 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시는 분 같기도 하고
    서울 사시는 분이 시골 가시는 것 같기도 하고.
    시골티가 팍팍 나는 그런 모습이 아니셔서
    어디 사시는 분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개찰구를 통과하고
    그리고 좌측 센트럴시티 방향으로 에스컬레이터
    한번 더 타고 내리면 신세계백화점으로 연결되는
    계단 서너 개를 내려가서 다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되는데
    아직 백화점 통로가 오픈되지 않았기에
    뒤돌아서 다른 통로로 가야 했다.

    어디 가시느냐 물었더니
    장흥이라 시기에 버스표는 예매했느냐 했더니
    안 했단다.

    휴대폰을 꺼내어 장흥시간표를 보니
    10시 50분 차가 있었다.
    먼 곳이다.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5시간 동안 버스를 타야 하는 곳이다.

    노란색 스카프를 두른 키크신 칠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사님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날 지칭해 여사가 길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두 분 앞에 앞장서서 캐리어를 끌고  걷다가
    여기에서 계단 내려갔다가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하고 돌아섰다.

    여사님은 웃는 표정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두 번 하는데
    아저씨는 하늘색 작은 쇼핑백 하나를 들고 있을 뿐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내가 안 가르쳐 줬어도
    아저씨 힘으로 충분히 센트럴시티 터미널에
    도착했을 듯싶다.

    장흥 가는 버스 시간이 넉넉했으니
    터미널역에서
    헤매어도 그만인 것이다.

    어플만 사용할 줄 알면 예매가 쉬운데
    어플을 쓸 줄 아는 자녀가 예매하고
    표를 캡처해서 줘도 되는데
    그러면
    1시간씩 일찍 안 나오셔도 되는데...


    세 개의 어플이면 고속이나 시외버스는
    다 탈 수 있으니
    시골에 가시는 분은 참고하시길...

    20250414 기기가 잘 고쳐지길 바라며 버스 안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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