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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에 나와서 내가 처음이자 끝으로 맛본 뇌물(?)은
정말로 달콤했었다.
아니...이런 것을 내게 주다니
이 자리가 이런 것을 받을 자리인가? 싶은...
내게 뇌물을 준 사람을 30년 지난 지금도 기억한다.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홍순분님,
총무 및 경리과 일을 보던 내게
사장님 타고 다니시는 머큐리 세이블 외제차 보험 등
회사의 차들을 몽땅 그분께 가입했더니
아모레 색조 화장품 새도우 하고 2만 원이 들어 있는 노란색 봉투를 내게 주셨다.
그 당시 내 마음은
이걸 받아도 되나...샤도우만 줘도 되는데...돈까지...
큰돈 2만 원에 엄청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매년 재 계약 시마다 받은 것은 아니다,
그 한 번도 내겐 굉장히 큰 것이었기에 지금까지 기억하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우리 회사의 J시에 있는 제조공장의 회계기장을 담당하는 회계사무소 담당자에게
서류 하나를 요청했더니
전화가 왔다..."죄송해요 , 제가 다음 주에 휴가인데 오늘 일찍 퇴근했어요..." 라고
회계사무소 전체 휴가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급한 거 아니면 갔다 와서 해 준다고 하기에
내가 약식으로 계산해도 되는데..어차피 필요한 것이라 메일 보냈다고 하고
잘 쉬라고 하고 끊었다.
휴가라는 말을 안 들었으면 모를까
그냥 가만있기가 그래서...
카카오페이로 3만 원을 보내면서..아이스크림 사 드세요 했더니
5분이나 지났을까...카톡이 왔다.
"이런 건 안 받을게요.죄송합니다 ㅠ"
휴가라서...
수고 하셨으니까... 라고 했더니
아닙니다 ㅠ 환불 부탁드려요 ㅠ
그래서 그날은 환불을 할 줄 몰라서 못하고
소신 있어 보여서 멋지다고 칭찬을 하고
음료 쿠폰으로 드릴 걸 ... 하는 후회를 했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오늘에서야 송금취소를 해서 돈은 다시 내 계좌로 들어왔다.
송금 취소도 생각보다 아주 쉬웠다.
내가 그깟 3만 원 주고서
6시 넘어 전화하거나 휴일에 물어보고
이일 저일 마구 시킬까 봐 거절했을까?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라 씨의 깔끔한 거절이 이쁘게 보였다.
휴가 다녀올 즈음에 맞춰서
책을 보내줄까?
#2
돈이 없어서 돼지저금통 배를 갈라서 썼고
차비가 없어서 교회에 못 나왔다는 미혼의 혼자 사는 교우에게
십시일반으로 100만 원을 모아서 권사님이 다녀오시고 난 다음 날
그 교우가 교회에 나왔다.
그녀에게 내가 대출받은 돈을 뚝 떼어서 빌려주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는데
소송건에 들어가는 공탁 현금이 1000만 원이 넘고
장가가는 조카에게도 줘야 해서 나눠 쓸 만큼의 돈이 안되었다.
참 착하고 곱게 사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돈은 다 어느 놈 주머니에 있는겨~~~~~
20190415 북한에는 태양절, 대한민국에는 해병대 창설일. 내겐 그저 그런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