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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중' 이 전화를 ...
    푸하하하 2020. 4. 24. 17:45

    입력 2020.04.24 03:00

    [종교, 아 그래?] 불교 유머집

    휴대폰에 익숙지 않은 한 노스님이 후배 스님을 찾아와 물었다. "자꾸 모르는 '중'이 전화를 하는데, '부재'가 누구야?" 노스님이 내민 휴대폰에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부재 중 전화 3통.'

    엄숙할 것만 같은 스님들 사이에도 유머가 있다. 최근 대구 도림사 주지 종현 스님이 펴낸 '어디로 가야 이 길의 끝이 보입니까'(조계종출판사)에는 불교 유머가 한 보따리다. 종현 스님은 전 조계종 종정 법전(法傳·1926~2014)을 은사로 해인사로 출가했다. 해인사의 사보(寺報) 월간 '해인' 편집장을 2004년부터 11년간 맡았다. 책은 그 시절 잡지에 썼던 토막글을 모은 것이다. 책에는 처음 출가한 스님들이 어떤 교육과 단련을 받으며 스님이 돼 가는지 사찰 생활의 내밀한 일상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일반 사회와는 다른 '불교식 유머'다.

    '참선수행과 돈' 이야기를 다룬 유머는 이렇다. 안거 중인 선승(禪僧)이 친한 사찰의 주지 스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송장을 끌고 다니는 이놈은 누구인고?' 수행의 경지를 묻는 알쏭달쏭 선문답(禪問答)인 줄 알고 주지가 문자를 보냈다. '동쪽에서 달이 뜨고 서쪽에서 해가 지는 일이다." 답장이 왔다. "닥쳐!" 이 얘기를 다른 스님에게 전했더니 타박했다. "그렇게 답장을 쓰니 그렇지." 정답은? "공양금(생활비) 통장으로 보냈소."

     

    항상 채식만 하는 해인사 공양간을 나서던 한 스님이 뒤에 온 스님에게 "오늘 메뉴는 사시미"라 말한다. 메뉴판을 보니 '금일(今日) 사시미(巳時米)밥', 즉 '오늘 점심은 쌀밥'이란 뜻이다. 성철 스님의 법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은 너무나 유명하다. 어떤 식당은 이 법어를 패러디해 벽에 붙였다.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self)'.

    '해인' 잡지는 창간 초기 고급 종이에 인쇄했다. 이를 노(老)비구니께 보여드리니, "너무 잘 만들었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그렇게 잘 만들어졌습니까" 여쭈니 돌아온 답. "그럼요. 이래야 똥닦개로 안 쓰지요."

    종현 스님의 휴대폰 컬러링 음악은 10여년간 팝송 '템플 오브 더 킹'이었다.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면 '왕사(王寺)'라서 골랐다고 한다. 스님은 "출가 생활이 딱딱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고, 코로나 사태로 침체한 가운데 웃음거리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4/20200424001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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