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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집 안순재 女史
    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2. 7. 16:53


    좋은 이웃인 안 여사는
    내가 교회에서 단합대회를 가느라 집을 비운
    10월 9일 날 새벽에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당신도 병이 나서 딸 내 집에 갔는데
    거기서 그만 쓰러지셔서 양평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해서 딸 내 집에 계시다가
    혼자 지낼 만 해져서 엊그제 오셨다고 하셨다.

    문 앞에 나와있는 1회용 스티로폼을 보고
    할머니께서 오셨나 보다 싶어
    벨을 눌렀더니 '누구세요' 하시며 나오셨다.

    현관문 앞에 서서 안부를 나누고 들어와서
    얼른 카스텔라를 밥솥에 안쳐 두었는데
    여사님께서 벨을 누르시더니
    뜨끈뜨끈한 찐 고구마 2개를 알루미늄포일에
    싸서 주시며 '뜨뜻할 때 어서 먹어' 하신다.

    하나는 내가 먹고
    큰 고구마는 다시 싸서 들고나가
    경비실 아저씨께 드렸다.

    저는 어느 것을 먹었게요?



    카스텔라가 완성되어
    다시 여사님 댁 벨을 눌러 내가 만든 카스텔라를 드렸더니
    한 판 다 주느냐 좋아하신다.
    '오랜만이니 한 판 받으세요!'


    그리고 오늘
    언니가 보내준 자색감자 한 봉지 담아 벨을 누르니
    잠깐 기다리라 하시더니
    작은방에서 달걀 한 판을 꺼내어 주셨다.


    카스텔라 얻어 드시니
    언제고 달걀 한 판 사주고 싶으셨다는데
    그게 오늘인 것이다.

    혼자 걷기 힘드셔서
    실버카에 의지해서 다니시는데
    날 주려고 일부러 상가에 다녀오셨다.

    고맙다고 넙죽 받아서
    '카스텔라로 만들어서 드릴게요' 했다

    팔십 중반이신 백발머리가 멋진 안여사.
    혼자 사셔도 기품이 있으시다.

    당신이 믿는 그분께로 가는 날까지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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