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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일어났더니
머리맡에 카네이션이...
아들 유치원 시절에 받아본 색종이 카네이션 이후로
오늘 두 번째 받아보는 카네이션.
그동안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하나 없는 것에 대해
내가 애를 너무 심심하게 키웠다 싶어서
내 탓이라 여겼는데
어젯밤 녀석은 저녁 먹고 들어온다더니
내가 잠들었던 12시에도 안 들어왔었는데
그 늦은 시간에 들어오면서 꽃 사 올 생각을 했다니...
다 떠지지도 않은 눈을 비비고
안경을 쓰고 다시 꽃을 봅니다.
예쁘네.
좋다!
뭔지 모를 씀벅함과
눈물이 날 것 만 같은...
화장실로 들어가던 아들을 보고
"꽃 고마워 예쁘네" 했더니
"내 거야!" 합니다.
고맙다거나 멋지다는 작은 애정 표현이라도 하려 하면
쑥스러움을 감추려고 "시끄럼마!" 하던 녀석이라서
시끄럼마라고 할 줄 알았는데
꽃이 지꺼라니... ㅋ 웃습니다.
녀석이 유치원 시절 만든 카네이션을 바인더에 보관하고 있는데
내일은 그걸 꺼내봐야겠습니다.
서둘러 출근하느라
오늘을 안 꺼내봤거든요.
엄마가 나이가 들어가니
이제는 꽃을 줘야 섭섭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젊었던 엄마가 이젠 그러하지 않으니...
난 오늘도 기도합니다.
아들이 자신의 꿈에 다다르기를...
어머니의 건강을 지켜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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