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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의 아연 갱도에 고립되었다가
221시간 만에 지하 190미터에서 기적적인 생환을 한 두 분의 박 씨께서는
서른 개의 믹스커피를 먹으며 지냈으며 커피가 떨어진 후에는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먹었다고.
두 분 중 한 분인 박 작업반장은 시간이 많이 지난 것을 모르고아들에게 "삼일밖에 안 지났는데 왜 이렇게 많이 왔냐"라고
며칠 안 지난 것으로 알았다 하니
그래서 생환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래 갇혀 있다고 생각하면
지레 지쳐서 못 살았지 않았을까?
시추작업 소리가 들리면 희망을 가졌고
기기 소리가 멈추면 실망했단다.
공간 없는 곳에 갇힌 게 아니라서
그나마 지낼 수 있었고
공기가 순환되는 곳이라서
나무를 때서 커피물을 끓였다 한다.
전기포트의 플라스틱 부분은 불에 태워 녹였고
유리만 남은 포트에 열을 가했다 하고
머리에 쓰는 안전모의 헤드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으로
사방을 분간했었으나 그것도 아껴 켰고 나중에는 배터리가 다 되어 암흑이 되었단다.
믹스커피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주인공 이지안(아이유 분)은
가난의 표본이었다.
용역회사에서 건설회사로 파견된 비 정규직 사환(일은 끝내주게 잘했다)
회사 탕비실에서 믹스커피를 한 움큼씩 감춰 가지고 와서
냉기 흐르는 가구 없는 방에 딱 하나 있는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고 기다란 플라스틱 컵에
믹스커피 2개의 목을 따서 저녁으로 대신하는 그녀였다.
재방으로 그 장면을 다시 볼 때에도 그 대목에서 가슴이 씀벅했다.
2개를 한 번에 타서 물은 조금만 넣고 타서 마시면 무슨 맛일까?
생환한 두 분께서 믹스커피로 연명했다는 말에
이지안이 생각났다.
그랬구나.
지안이는 그렇게 살아냈구나.
제대로 된 밥 한 끼 못 먹으며
죽은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고
청각장애 할머니의 요양 병원비를 내느라
알바를 두세 개씩 하며 살았구나
믹스커피
하루에 한 개 먹을까 말까 했던 내가
어제 두 개를 먹었고
오늘도 한 개의 목을 땄다.생환한 그분들의 믹스 커피 영향으로
믹스커피의 열풍이 다시 시작 될 것 같다.두 분이 지냈던 갱도
https://www.youtube.com/watch?v=5a-tqIQc8RM 손디아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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