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민 이사 하던 날내가 사는 이야기 2022. 4. 13. 15:23
지난주 목요일 모민이 일반주택에서 주공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아침 10시에 모민 집으로 가서 저녁 9시까지 이사를 지휘해주고
낡고 곰팡이 생긴 가구는 버리고
새 가구를 주문했더니
그중 일부만 어제 배송되었고
가구 제조사의 배송 담당 기사님은
내가 요청한 자리에 가구를 배치해주고
TV까지 올려주고 가셨다.
어젯밤
누나!
이 서랍장에는 뭘 넣은 거예요?
아내가 물어보래요. 라며 모민이 전화했다.
밖에 둘 수 없는 자잘한 물건들 서랍에 넣고 써
한 칸씩 정해서 모민 양말, 사카. 민준 양말 넣고
속옷도 정리해서 넣고...
이사를 가는 사람이
버려야 할 것들은 미리 버렸으면 좋았는데
방글라데시에서는 이사라는 개념이 없어서
기본적인 것도 하나도 안 버린 채
이삿짐 정리 도우미께서 이삿짐을 싸면서... 맘대로 버릴 수 없으니 다 끌고 간다고
혀를 찼었다.
싱크대 옆에 놓는 식기 건조대도 뭐에 쓰는 물건인 줄 모르고...
사카는 우리말을 거의 못해서
모민에게 설명하고 다시 모민이 사카에게 얘기를 하니
제대로 전달이 되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리라는 자체를 모르고
여기저기 봉지에 옷이 들어 있었다.
다시 시간을 내서 정리하는 것을 알려줘야지 싶은데
모민은 금. 토를 쉬고 일요일에는 출근을 해서
나랑 시간이 맞지 않고
말도 안 통하는 사카랑 둘이서 정리하기는...
이삿날 사카는 아무것도 안 먹더니
저녁 해가 지고 나서야 식사를 했다.
그녀의 남동생도 퇴근하고 이사한 집 구경한다고 왔는데
두 사람 모두 라마단 기간이라고 그걸 지키느라 낮에는 안 먹는다 했다.
모민은 그런 거 안 믿어도 된다고 사카에게 말했지만
사카는 그대로 지키며 살고 있고
라마단을 안 지키는 모민이지만 돼지고기는 평소에도 안 먹고 산다.
이태원의 식당에서 일한다는 사카의 동생이
케밥처럼 생긴 음색을 가져와서 주는데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1/4 크기로 잘라서 먹어보니
체소는 거의 없고 소고기가 잔뜩 들어 있어서 내 입에는 좀 느끼했다.
이태원에서 사 왔다는 말린 대추 비슷한 과일은 맛있었다.
우리네 대추 말린 것과 비슷했지만
우리네 대추보다 씨가 잘 빠졌고
씨의 끝이 뾰족하지 않고 둥그스름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leemee&logNo=220669385118
과일이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라마단 기간에 선물로 쓰는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추야자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다음에 모민 만나면
라마단에 대해서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