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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서 알려주는 생일인 친구에
화옥이가 있었다.
그날 저녁
카톡으로 생일 선물을 골라서
향수를 선물하고
생일 축하를 이모티콘으로 했다.
오모낫
우쨔
감사함을 뭘로 표현한댜
좋은 날들이길 바라
어제 김치 만들어서 오늘 보냈어
낼 도착할껴
맛으로 묵지말고
사람으로 무거라 친구야
그 김치가 어제 도착했다.
깍두기도 맛있고
열무물김치도 맛있게 달았다.
스티로폼 박스에 보냉재를 넣고 어찌나 포장을 꽁꽁해서 보냈는지
시원한 그대로 국물 한 방울 안 샜다.
조미료 1도 안 넣고
과일 건고추 생강으로 맛 낸 건강식이니
그냥 묵도록
배를 많이 갈아 넣어서
열무김치가 단 것이라고.
신난다
한동안 김치 걱정 안 하고 맛있게 먹겠네.
화옥이는 키도 크고
여전히 늘씬하고 예쁘다.
6남매의 막내인 화옥이는
작년 12월 아버지가 101세 되던 날까지 27년을 모시고 살았다.
막내가 아버지 모시고 산다고 언니 오빠들이 돈 모아서
새 차를 사주기도 했는데
돈이 궁해서 팔았더니
딸이 KIA에 입사해서 직원 할인가에 차를 다시 뽑았단다.
화옥이는 내가 교회를 못 나갔을 때에
"어서 다시 나가야지
내가 기도할게" 라며
기도로 응원해주던 친구다.
나는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병원에 방문했으나 원장님들을 만나지 못했다.
심지어 원무과장들까지 바쁘다고.
얼굴을 봐야 무슨 말이라도 걸어볼 텐데
편지 한 장의 효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의례 거절당할 줄 알고 간다.
다음에 보자 하니
다음에 또 가는 수밖에
내 일도
화옥이의 일이 잘 되기를
배려는 그냥 손 한 줌이라도 좋다는데
손 한 줌이 아쉽네.
어느 병원에선가 문을 열어주리라는 기대로
내일도 또 가는 거지 뭐.
인생 뭐 있어?
내가 이런 고생 안 하면
다른 고생을 하고 있겠지
내 인생 변함없이
걱정 총량의 법칙대로 살아가느라 이러겠지.
화옥아
내일 집으로
진빵 배달 될거야
아들 딸들이랑 맛있게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