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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영웅시대내가 사는 이야기 2024. 9. 22. 20:29
IM HERO
미스터 트롯에서 그 가수를 봤다.
잘 부르더라.
그래서 난생 두 번째로 팬카페에 가입했다.
2020년 2월 26일
그렇게 임영웅 팬카페 회원이 되었다.
카페에 몇 개의 글도 썼다.
임영웅 관련 얘기다.
곡당 770원씩 주고 멜론에서 음원을 구입해서
출퇴근길에 이어폰 귀에 꽂고
"보랏빛 엽서에 실어온 향기는
당신의 눈물인가 이별의 아픔인가"를
입속으로 웅얼거리기도 했다.
이 곡이 설운도 가수의 곡이라는 것도
최근 곡이 아니고
오래된 곡이라는 것도
그때서야 알았다.
그 후로
2018년 12월
전국노래자랑 창원시 편에
69세 윤경옥 주부께서 이 곡을 불러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찾아서 봤다.
(멋지게 부르신다)
미스터 트롯 결승전 있던 날
예상치 못 한 엄청난 문자투표량에
발표가 하루 미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상했던
뻔한 결과에 혹시나 하는 이변은 없이 임영웅이 되었고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마이크 잡은 손가락 움직임뿐이다.
그 팬 카페는
어쩌다 한 번 들여다보는 회원에 불과했고
내가 머무는 카페는 따로였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누구 한 사람을 떠 받들고 칭송하는 그런 짓은
난 못 한다.(거의 사이비 종교단체...ㅋㅋ)
여러 사람들이 임영웅 임영웅 하니
나는 좋아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인 척
입 다물었다.
그런데...
작년 어느 날
종암동 감자탕집에서 초등 동창 네 명이 모였고
그중 제일 잘 나가거나 또는 두 번째로 잘 나가는 K가
말끝마다 "우리 영웅이 우리 영웅이"타령을 하는데
차마
내가 카페 회원이란 말을 못 했다.
그 친구에 비하면
나는 무늬만 팬이었을 뿐이었다.
영웅이 광고한 제품을 가져와서 나눠주니
좋아라 하고 받아왔다.
K의 팬심이 끝내준다.
구순 다 되신 노모를 모시고
임영웅콘서트에 다닌다니 효녀다.
노모도 친구도 왕 찐 팬이다.
그 친구로 말하자면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부군께서 애 셋을 두고 2년여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셨단다.
초등졸업 후 40여 년 만에 만났으니
어떻게 살았는지 입 열어 말하기 전에는
모르는 사정이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유난히 고와서
편안하게 잘 사는구나 했다가
일찍 혼자되어 고생했다는 말에
사진으로 뭘 짐작하겠나 싶었다.
즐거울 것 없는 K에게
임영웅이
한줄기 빛으로 왔다니
그럴 수도 있구나...!
그녀는 작년까지
K대 교무처 고위직에 있었다.
병원이 있는 K 대라서 시부모 친정부모는
아프다 하면 그 병원에 입원해서
그 수고로움은...
임영웅 유튜브 보며
친정엄마랑 같이 운다 했던가?
몇달전
내가 K보다 팬카페 가입 선배임을 밝힌 후
K덕분에 내 문화생활이 윤택(?)해 졌다고나 할까.
지난 5월 상암 경기장에서 이틀간 임영웅 2024 콘서트
가 있었는데
그 콘서트 실황을 영화로 편집해서 상영 중인데
친구 잘 둔덕에
용산 CGV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콘서트에 간 것 같은
영화를 봤다.
아이맥스관이 어찌나 좋던지...
집에 와서 검색해 보고 35천 원 이어서 놀랬다.
그걸 그날 두 번 봤으니
할렐루야다.
친구 덕분에
카페에 들어가서 이거 저거 다시 보니
영웅시대 응원봉이 45,000원 이더라.
우와... 비싸다.
응원봉 들고 와서 관람하며
노래 따라 부르고 K의 응원봉을 흔들기도 했다.
K의 응원봉을 가리키며
이거 나 며칠 줘봐.. 하고 가져왔다.
K의 계약직 근무는 금년에 끝이 난다.
연금 월 350 만 원 받는 것은 아파트 원리금 상환하면
얼마 안 남아서
K의 품위 유지비와 더불어
영웅이 팬으로서 덕질을 해야 할 돈이 필요한 까닭에
지금 대학.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공부를 하고 있다.
K는 이미 학사학위 소지자이니
아마도 K대 평생대학원 쪽에 관련 학과가 있을 수 도 있겠다.
열심히 시는 K를 보며
배울 게 많아진다.
K야. 아니 K권사님,
영웅교 말고 교회로 다시 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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