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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수십 년에
벼멸구 폭탄을 맞은 게
처음이라 했다.
모내기에 손 한번 보태본 적 없고
피살이 한번 해준 적 없이
십여 년째 추수 때마다 맛있는 쌀 얻어먹는 나는
친구의 얘기를 들으며
그동안 벼멸구 없이 농사 잘 지었으니
복 받았네...라는 나만의 생각을 했다
금년에는
친구가 쌀을 못 보내줘도
그동안 먹은 쌀이 있으니
그마저도 고마워해야지 했는데
그랬는데
쌀이 더 많이 왔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쌀이다.
농부의 발자국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벼.
쌀 한 톨에 농부의 땀 일곱 근이 들어있다는
귀한 쌀.
이 고마운 마음은
잊지 말아야지라고
매년 맘만 먹는다.
내가, 밥값을 해야 하는데...'내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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