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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늘 뜨개하는 청년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5. 18:24
어릴 적
아니 아주 어릴 적도 아닌
중학교 시절쯤에도
우리 집과 같은 종암동에 사시는 작은 이모댁에 가면
키 크고 잘생긴 이모부께서
대바늘로 옷을 뜨거나 양말을 뜨거나 하셨다.
그에 반해
이모는 뜨개질은 안 하시고
주로 스웨터에 덧수를 놓는 부업을 하셨다.
공장에서 옷이 잔뜩 이모댁에 내려지면
이모는 그 옷에 수를 놓으셨다.
예쁜 꽃과 꽃잎
더러는 진주색 구슬도 다셨다.지금
7호선 석남행 열차 안
맞은편에 앉아서 대바늘 뜨개질을 하는
청년을 봤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
꽈배기바늘도 없이 무늬도 넣어가며
조끼를 뜨는 듯싶다.
둥글게 원통형으로 뜨지 않고
앞 뒤판으로 나뉜 뜨개다.
가방에서 안경까지 꺼내서 쓰고 뜨개 하는 청년
얼굴은 안 찍고
뜨개 하는 손을 찍었다.
범생이처럼 생겼는데
무릎 위에 담요를 받치고
뜨개 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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