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어느 날
내 알림에
인도의 유치원생을 위한 모자 뜨기 행사가 떴다.
세이브 더 칠드런에 모자를 떠서 보내본 적 있기에
'한 번 해보지 뭐' 하고 신청했는데
선착순 1000명 모집에 내가 선정되었다.
누구를 위한 뜨개인지 묻는 퀴즈를
통과한 후
택배로 실을 받았다.
그런데
내가 정말 지랄 나게 바빠서
코바늘 잡을 시간도 없이
저녁이면 잠에 곯아떨어지곤 했다.
주말이나
평일 밤에나 가능한 뜨개인데
도무지 여력이 없어서
11월 10일 기한을 넘기고 나서야
뚝딱 어제 완성했다.
이 쉬운 것을
기한을 못 지키다니...
미안한 마음에 내가 가지고 있는 실로
모자를 하나 더 떠서
두 개의 모자를 오늘 보냈다.
뜨개를 좋아하니 기꺼이 참여했을 뿐
김제동... 얘는 별로다.
간신히 숙제를 마치고 나니 개운하다.
스스로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마음먹는다.
시간이 이렇게 안 주어질 줄
정말 몰랐다.
난 생 처음 간병이라는 것도 해본
그렇게 바쁜 나날들 때문에
그 좋아하는 넷플릭스 영화도 못 볼 정도로 바빴다.
늦어서
미안해요.
인도 어느 곳의 유치원생이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