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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찔한 순간
    내가 사는 이야기 2022. 3. 23. 14:56

    신논현역

    3번 출구 방향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왼쪽에 있고 우측에 계단이 있다.

     

    여긴 왜 매번

    에스컬레이터 앞을 노란 줄로 막아놓고 

    운행을 안 하는 것이지... 생각하며 계단을 오르는데

    내려오는 사람과 부딪히며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줄 알았을 순간

     

    내려오던 남자가 내 왼팔을 잡아줘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아줌마... 뭐라고 하며 화를 내는데

    그 젊은 남자는 캐리어를 들고 있었다.

     

    내가 안 잡았으면 큰일 날뻔했다고 말하는 그 남자

    왜 좌측으로 오냐며... 여전히 화가 나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날 잡아줘서 고맙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중간 계단 넓은 곳에 한참을 서서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리자

    되뇌었다.

     

    올라가는 나는 계단 보기 바빠서 위를 못 봤다지만

    내려오는 그는 왜 나를 못 본 것인가?

    위에서는 아래에 있는 사람이 다 보이는데...

     

    캐리어를 들고 계단 내려오는 것도 짜증 나고 바빠서

    올라오는 사람을 못 본 것일까?

     

    영업 가려던 병원을 포기하고 도로 사무실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건 아니지 싶어서 병원으로 갔더니

     

    수요일은 진료 없고

    도수 치료실만 운영한다고.

    벌써 이 병원 두 번째 헛걸음이다.

     

    홈페이지 어디에도 수요일 휴진이라는 말이 없던데,

     

    안 되는 날이다 싶다,

     

    조심해야 하는 날인 것 같기도 하고

    갈수록 내가 멍청해지는 것 같다.

     

    이렇게 나이를 먹는가 보다

    문제의 계단, 열번째 쯤 계단에서 그랬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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