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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 사는 배달 라이더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17. 18:18
화장실은 2층과 3층의 중간 계단에 있어서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자연스레 301호 문 앞에 보인다.
오늘은 한잔愛
라는 붉은색 테이프를 두른 스티로폼 박스가 2개
누런 테이프를 두른 좀 더 큰 스티로폼 박스 1개
종이박스 1개
옷이 들어 있을 것만 같은 푸른빛이 도는 봉투 1개를 보며
혼자 사는 저 남자가
사람 사는 것처럼 사는 남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물 입구에 쓰레기로 엉망이었을 때
스쿠터를 주차하던 그 남자에게
혹시 이 쓰레기 버리신 분? 하면서 쳐다봤더니
제가 그럴 리가요!라고 했다,.
나도 댁이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심증은 3층 2호다.
며칠 전
3층에서 나온 남자가 반팔 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편의점 쪽으로 걸어가는데
양다리가 온통 문신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저 사람 혹시 그 라이더?
아님 2호 집 사람?
와... 놀라워라!
한 때는... 그러했으나 맘 잡고 라이더로 돈 버는 사람?
내 상상은 제멋대로 그려지고 있었다.
우리 사무실 크기와 똑같은 크기의 집일 테니
넓은 집에서 혼자 사는 거다.
월세 비쌀텐데...
조금 전 사무실로 들어오다가 보니
하늘색으로 칠해진 그 유명한 배달회사의 스쿠터가 없다.
또 일하러 간 거다.
열심히 일해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은 3층 집 남자
별게 다 부럽네
스티로폼 박스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하네
택배 물표를 보면 내용물도 알겠지만
내가 그렇게 까지는...
박스 살펴볼 때
그 남자랑 맞닥뜨리면 어쩌라고
되게 먹고 싶은 사람이 되잖아.
아들을 시켜서
한잔애에서 뭘 파는지 시켜보라고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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