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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가 보내준 쌀
    내가 사는 이야기 2021. 11. 3. 14:25

    부여 햅쌀이 왔다.

    어젯밤에는 쌀자루를 못 봤다.
    아침에 출근 준비하면서 거실을 오가다가
    창가 쪽에 있는 쌀자루를 봤다.

    저 쌀은 언제 온 거야?
    어제!

    어제는 쌀이 왔다는 말을 왜 안 했을까?
    '당신 친구에게서 쌀 왔어!'라고 말해주면 좋았을 것을.

     

    자기네 식구 외에는 전혀 나눌 줄 모르는 남편은

    친구가 보내오는 저 쌀이 얼마나 큰 마음을 써야 하는지 모른다.

     

    일요일 부터 골질을 하고 있는 남편은

    계속 골질해라 하고 내버려 두는 중이다.

     

    몇 년 전 
    남편은 부여에서 쌀이 왔다고 
    쌀자루의 띠지만 보고 
    큰처남이 보낸 거냐고 내게 물었었다.

    쌀자루에는  받는 이에 대한 정보만 있을 뿐
    보내는 이에 대한 정보는 부여가 전부였기에
    큰처남이 부여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뭐든지 있으면 나누는 사람이 있고
    버릴지언정 나눌 줄 모르는 사람이 있어 >라고
    한 마디 했다.

    친구는
    맛있는 쌀이라고 해서 농사지었는데
    수확은 줄었다며
    찹쌀을 섞어서 보냈단다.

    <이런 친구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라고
    자신 있게 외쳐본다.

    수확한 그 쌀만 보내주어도 고마운 것을
    찹쌀을 사서 섞어서 주다니....
    아무나 못 하는 마음씨다.

    해마다 보내주는  친구의 쌀 덕분에
    밥맛이 이런 것이 구나 느껴보게 된다.

    금년 햅쌀은 
    일산에 안 보내고.
    나만 먹을 거야!

    一米七斤  이라는데
    해마다 
    받아서 먹기만 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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