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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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빨은 펌이되고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22. 21:45
펌을 할 때가 지났는데5만 원을 지출하기 어려워길어진 머리를 견디는 중이었다.서류가방을 팔기 위해 영수증 서랍에서 가방 보증서를 꺼내려고서랍을 뒤적거리다가'심봤다!'화장대 문갑에 둔 것으로 기억하고 찾다 찾다 못 찾았던 금이빨이치과에서 준 밀봉된 반 투명지퍼백에 얌전히 들어있는 채로내 눈에 띈 것이다.신기하도다.여태 여기 있는 줄 모르고최근에 화장대 문갑을 홀딱 뒤집기를 두 번이나 했었던 것이다.금 이빨이 얼마나 가는지웹 검색을 해보고금거래소에 전화를 했다.금 이빨도 사나요?매입한다는 말을 듣고바로 준비해서 거래소로 걸어갔다.다리 앞 떡볶이집은 늘 문이 닫혀있고버스정류장 앞 호떡집에는 긴 줄이 생겼다.나 어린 시절에는 기름 살짝 발라서먹기 좋게 구워서 팔았는데기름에 둥둥 떠있는 호떡은 먹고 싶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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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억 원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22. 12:13
수요 예배를 드리던 중불손하게도 난 인터파크에 로그인해서개인 인증을 마치고임영웅 리사이틀 티켓을 언감생심을 잊은 채바라고 있었다.일단 되면 결제는 나중문제라고 여기고서.그러나 이건 대기할 필요가 없어진 숫자다.티켓은 모두 96,000장이라 했으니까.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돈도 없는 내가 되었다면고민했을 뻔했는데 안 되었으니역시 최고인 그분께 감사드렸다.예배 중이었으니그분이 날 도울 리 없다.예배 다 드리고 난 뒤K에게 카톡을 보냈더니안 되었다며 통곡하기 일보직전이다.가만히 휴대폰을 꺼내어96천 장을 최저 가격 132천 원으로 계산해 보니126억이 넘는다.여기서 임영웅이 갖게 될 돈은 얼마일까.그는 이미 리어카에서 군고구마 팔던 그 청년의마음을 간직하기 어렵다.초라한 미용실을 하던 그의 모친은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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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송꽃이 피었습니다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21. 11:32
2023년 3월 어느 날청주 L신경외과로 영업을 나갔었고오전 진료가 다 끝난 후에 원장님을 만났다.명함을 먼저 간호사를 통해 전달하고 기다렸고진료실로 들어가도 좋다는 간호사의 손짓을 보고 들어갔더니원장님께서는내가 2월에 보낸 초콜릿을 기억하고서초콜릿 박스를 우측 책꽂이에서 꺼내어나에게 보여 주시며내 이름 석자 중에 두자를 부르며잘 받았노라 셨다.홍땡동님!(이를테면 이런 식의 호명이었음. 기억 안 나는 이름 중간자를 땡자로 부르시는 재치)초콜릿 덕분에 얘기는 순조롭게 이어졌고'자기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맙다'라고.줄기세포 장비 사려고 하는데파트너를 설득해서 우리 기기를 사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하시며은근하게 싼 가격을 제시하는 치밀함도 보이셨었다.가격만 맞으면 기기를 팔 수 있겠다는 생각에나는 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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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콘서트 예매를 못하는 이유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20. 17:59
친구는 8시에 열리는 예매창에 접속해서 예매를 해보란다. 그 시간 나는 수요예배를 드리는 중일 것이고 더 중요한 이유로 예매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K는 모른다. 월수 700 이 넘는 내 친구가 내 통장잔고를 알 수는 없다. 최소 132천 원이 있어야 S석이라도 가능한 일인데 내게는 그런 큰돈이 없다. 있다고 한 들 거기에 쓸 수는 없는 처지다. K에게 내 빈한한 사정을 다 말해줄 수 없음이다. 신용카드는 없다. 캐시카드가 있을 뿐이다. 잔고가 없으면 못 쓰는 캐시카드. 그렇다고 내가 거지는 아니다. 잠시 현금이 없을 뿐. 당근마켓에 가방을 매물로 내놓고 팔리기를 기다린다. 더 가격을 내릴 수는 없어. 관심고객이 많다면 시도해 보겠지만. 엎친 데 덮친다고 어금니뿌리가 부러져서 치과치료까지 받아야 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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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노래 '나는 반딧불'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20. 15:35
https://youtu.be/YRcYiIBuWMQ?si=YeaCP-WZi-llqCHQ 어제 낮 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얼핏 끝 부분만 듣고 이 노래에 필이 꽂혀 곡목을 찾아냈다. 아하 이런 곡이었구나. 멜론에서 770원 주고 곡을 구입해서 종일 듣다가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같이 부르기도 했다. 구슬프기도 하고 내 얘기 같지 않지만 내 얘기인 듯도 싶은 노랫말.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까지는 아니어도 반짝 빛나고 싶은... 개똥벌레 까지는 아니라는... 노랫말 전부를 옮겨본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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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밥을 먹으며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19. 11:44
아들이 떠나기 전 보름 동안 우리 집은 흰쌀밥을 먹었다. 마침 부여 친구가 맛있는 쌀을 보내줬기에 윤기가 차르르 흐르는 흰쌀밥으로. 그렇게 흰쌀밥만 하던 집사람이 어제는 콩밥을 했다. 콩장은 먹으면서 콩밥도 잡곡밥도 싫어하는 아들을 위한 다고 내리 흰쌀밥을 했지만 원 없이 먹여보 내지도 못했다. 매일밤 친구를 만나 외식을 하고 들어와서 아들에게 그렇게 친구가 많았는지 이번에야 알았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도 있는데 콩밥이 잘 안 넘어간다. (그러나...다 먹었다. 좋아하는 콩밥이라서 ...ㅎ~) 저이 좀 봐라. 아들이 그리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아들 있을 때 안 해주고 날 해주는 것은 또 뭐야? 아들은 밥을 먹을 때마다 양쪽 귀에 이어폰 꽂고 무슨 영상을 그리 봐가며 밥을 먹는지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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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갔다고 생각할래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18. 11:54
아들은 인천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4시 50분에 집을 나서기 전 '잘 있어' 하며 나를 안아줬다.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커다란 수트케이스 두 개를 나눠 끌고 부자가 현관문 밖으로 사라진 후 아들의 방으로 들어가 기도를 드렸다. 부족한 엄마로 인하여 아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하나님께서 우리 아들을 건강하게 잘 지켜주시기를 좋은 사람들 만나게 해 주시고 눈동자 같이 지켜달라고 눈물의 기도를 드리고 내 방에 들어와 누워서 남편이 오기를 기다렸다. 교통어플을 열어놓고 백병원 앞 정류장에 6100번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아들이 저 버스를 탔을 테고 곧 남편이 들어올 것을 짐작했다. 차가워진 기온에 집으로 뛰어왔을 남편의 현관문 소리를 들으며 방 불을 껐다. 얼마나 잤을까 항공편이 변경되어 토요일에 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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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선녀 결혼식내가 사는 이야기 2024. 11. 16. 12:01
여고동창이 딸을 시집보내는 날이다. 친구는 2학년 때 반장이었다. 미션스쿨은 반장보다 종교부장인 부반장 역할이 더 컸다. 수업시작 전에 찬송과 기도로 예배를 드릴 때 종교부장이 다 진행했다. 수업이 끝난 시간에도 마찬가지로 예배를 드렸기에 반장은 차렷 경례만 했나? 나는 그 예배를 예수가 진짜 있다는 것인지 믿기지 않았지만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따랐다. (그땐 그랬어요) 부반장이었던 미선이는 아들만 둘이라 했다. 엄청 고지식했던 검은 뿔테안경 쓴 이미선. 대체 미선이는 언제부터 교회를 다녔기에 그렇게 기도를 잘했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오늘 혼주인 난희는 학창 시절 예뻤다. 아니 지금도 예쁘다. 언니가 7.80년대 CF 모델이었고 동생도 CF모델이었다. (동생은 남들이 알만한 탤런트와 엄청난 나이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