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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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 없었으면...내가 사는 이야기 2024. 6. 11. 18:58
당근에 옷을 내놓으면서내가 샀을 때의 옷 값을 생각하고 값을 책정하면 옷이 팔리지 않는다. 군자역이나 고속터미널역 그리고 이수역에는구제옷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최근 우리 집 근처의 중계역에도 생겼는데다른 역과 비교해서 제일 비싸게 판다.(장사가 되나 몰라) 다른 곳에서는 원피스 한 장에 4,900원 6,900원인데 중계역은 9,900원에 팔고 있으니 변두리 동네라고 시내 잘 안 나가보는 사람들에게 3원에서 5천 원까지더 비싸게 팔아서 이문을 남기려 한다. 나야 어차피 안 사지만중계역도 다른 곳처럼 저렴하게 많이 파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새 옷은 아니지만 구제품 옷들을 위와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으니당근에서도 그 수준의 가격이 아니면거래가 성사되기 힘들다. 곧 죽을 사람처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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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사님의 약식내가 사는 이야기 2024. 3. 18. 12:50
주일예배 후 벧엘관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박권사님께서 가방을 열어 쿠킹포일로 싸고 비닐에 담은 떡 한 덩이씩을 우리 구역식구들 모두에게 돌렸다. 매일 새벽이면 새벽기도를 위해 5시 30분에 일어나시는 권사님은 그날은 약식을 하느라 5시에 일어나셨고 떡 때문에 그날은 새벽기도도 짧게 하셨고 본 예배시간에는 졸기도 하셨다고 떡을 주면서 말씀하셨다. 독일 유학 중인 당신의 손자가 석사과정을 무난히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86세 할머니의 기도는 멈추지 않고 있는데 마침 교회에 중보기도회가 생겼으니 늘 기도하는 권사님이 그 모임에 빠질 리가 없다. 11시에 주일예배 전인 10시에 중보기도회가 있는데 나는 그 시간에 교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맡은 일이 따로 있어서 기도회에는 참여할 수 없기에 몇 분이나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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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봤어요내가 사는 이야기 2024. 3. 2. 19:46
시누이 남편이고 우리 아이의 기준으로 고모부인 그분을 1994년 결혼식 있었던 5월과 그해 아버님 생신이었던 10월에 그렇게 두 번 본 게 전부다. 아버님 생일이던 그날 구척장신 고모부께서는 초록색 푸딩을 커다란 스테인리스그릇 가득 만들어 주셔서 식구들 모두 실컷 먹어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여자나이 마흔이 넘어도 그런가 보다 하지만 1994년의 여자나이 서른다섯은 똥차나 다름없었다. 노총각 장남이 안 팔려 나가니 그 집의 혼사는 모두 정체되어 있었다. 장남이 평균나이에 장가를 갔더라면 얼굴 되고 몸매 되는 시누이는 좀 더 나은 남자를 고를 수 있었을 수 것이다. 장남이 안 팔려나가니 동생들이 줄줄 이로 결혼은 생각도 못하고 나이를 먹고 있었던 까닭이다. 36. 35. 33. 30세 이렇게... 드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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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주고도 기분 나쁜 ㅁ내가 사는 이야기 2024. 2. 26. 21:23
토요일 아침. 마트는 10시 개점이라는 데 간혹 일찍 열기도 한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9시 30분에 집을 나섰지만 쇼핑카트로 막아둔 입구는 10시가 되어야 열렸다. 남들은 명품백 사려고 오픈런을 한다는 데 식품을 사려고 마트 문 열기를 기다려보기는 난생처음이다. 사람이 없어 한가한 마트를 쇼핑카트를 밀고 이리로 저리로 달렸다. 과일을 사고 젓갈을 사고 집에서 먹을 우유와 날짜가 임박한 호빵도 사고 시댁에서 먹을 점심으로 초밥도 샀다. 9시 30분에 문을 연다는 우리 동네 큰 대학병원 옆 죽집에 가서 전화로 주문한 네 종류의 죽을 사서 집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먹거리들이 캐리어에 다 안 들어가서 장바구니 하나 더 들고 어머니댁에 들어섰다. 쉬는 날이라 조카아이는 세수 안 한 얼굴에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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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 이야기 -2내가 사는 이야기 2024. 2. 23. 21:56
큰 시누이의 "코로나 같다"는 그 말을 들은 다음날 아침 감기하고 안 친한 나인데 기침이 나고 목이 안 좋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싸게 주고 산 생강즙차를 마시고 목을 다스리느라 보온병 가득 차를 가지고 교회를 갔었다. 혹시 모르니 마스크를 하고 하루를 지냈는데 코로나도 감기도 아닌... 다행하게도 내 염려에서 생겨난 현상일 뿐이었다. 밥을 잘 못 드시는 어머니를 보고 왔으니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고 어머니의 건강 얘기를 대표에게 했더니 잘 못 드시면 달걀이라도.. 달걀을 삶거나 또는 프라이를 하거나 달걀로 뭐든지 해서 드시게 하라고. 달걀 추천에 예찬을 하신다. 달걀 얘기를 전했으나 그 말을 전하나 마나다. 안 드셔! 어머니와 시누이가 같이 산 세월이 길어서 시누이가 어머니 시중드는 게 싫어서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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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 이야기 -1내가 사는 이야기 2024. 2. 23. 15:30
87세의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두 딸과 그 딸이 낳은 딸 (손녀) 그렇게 네 식구가 일산의 아파트에서 거주 중이며 직장인인 나는 그 어머니의 장남과 서울에 거주 중 ~.~ 어머니의 음력생신 일주일 전에 통화했을 때 무슨 반찬으로 밥을 드시느냐 여쭈었더니 맨날 총각김치해서 드신다며 사 먹는 김치 다 똑같이 맛없다고 하셨다. 어머니께서 김치를 안 하신 지 여러 해 되었고 허리 아픈 시누이가 김치를 안 하니 어머니께서 산 김치를 드시고 계신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으며 나만 맛있는 김치를 먹고 있었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시골 언니가 절임배추를 팔았을 때 시누이에게 절임배추를 보내면 그 배추로 김장을 하기도 했었지만 시골 언니 부부는 절임배추 만드는 게 너무 힘들어서 22년 겨울부터 절임배추를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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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가래를 들다내가 사는 이야기 2024. 2. 22. 12:20
어린 시절 고향의 겨울에는 눈이 참 많이 왔다. 소복하게 쌓인 눈으로 눈사람도 만들고 그 눈을 치우겠다고 넉가래를 들고 안마당과 바깥마당을 설쳤던 기억이 있다. 어제 밤사이에 많이 내린 눈 때문에 출근길을 종종걸음을 걸어야 했고 누군가 밟지 않은 눈길을 밟으며 오랜만에 뽀드득 뽀드득소리를 들었다 아... 이소리 듣기 좋다.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나무 위에 쌓인 눈을 카메라에 담았다. 회사부근 아파트 상가 앞에 작업복 차림의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서 플라스틱 넉가래로 눈을 밀고 있다. 약국. 미용실. 화장품가게. 편의점. 빵집...? 그 누구도 아닌 것 같다. 상가 청소용역업체일까? 수고하는 그 두 분에게 "수고하십니다!" 하고 지났고 우리 회사가 있는 길로 들어서는데 테니스장 담장에서 회사 정문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