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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로 이사했어요내가 사는 이야기 2022. 9. 8. 10:22
허겁지겁 블로그가 사라져서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고 나서 블로그를 찾았다. 망설임 없이 바로 티스토리로 이전을 신청했더니 5분도 안 걸려서 티스토리로 왔는데 이런... 어디에다 글을 쓰는지 로그인은 어떻게 하는지... 열폭 짜증이 나려고... 간신히 찾았다 블로그에서 옮겨온 글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공개하지 않았던 많은 메뉴의 글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대문에 그림 하나 걸어야 하겠는데 그것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내가 되었다. 나 여기로 이사했어요라고 알리고 싶은 마음에 아무 말이나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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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도둑내가 사는 이야기 2022. 9. 5. 17:00
병원의 기기를 수리하는데 회사에 있던 부품은 고장 나서 못 쓰게 되었고 나머지 재고를 가지고 있던 이 부장이 올라와서 기기를 고쳤다. 서울 올라온 김에 영통에 있는 병원에 동행하는 차 안에서 이 부장은 강아지 얘기를 했다. 이사하느라 며칠 지인에게 강아지를 맡겼다가 찾아왔더니 자기를 버리는 줄 알고 그러는지 애교가 엄청 늘었다고. 그리고 이런 얘기도 했다. 이번에 올라오려고 찾아보니 부품이 안 보이고 현미경도 안 보인다고. 집이 좁아서 박스에 그대로 있는 것들도 있어서 박스에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이사할 때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겠다고. 사진으로 본 이 부장의 좁은 원룸 부품이며 피시 수리에 필요한 도구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천장에서 바닥으로 연결한 선반에도 물건이 가득했다. 그날 저녁 일 보고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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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을 닮은 직원들내가 사는 이야기 2022. 9. 3. 13:08
14년째 사용하는 기기가 안 켜졌다. 이 병원은 내가 처음으로 영업을 하게 된 병원이라서 애착 있는 병원이다. 기기가 오래되기도 했고 기기 내부에 먼지가 가득해서 먼지로 인해 전원을 넣을 때 스파크가 나면서 부품이 타는 일이 생겼다. 안 켜지는 기기를 고쳐주기 위해 기술자는 애쓰고 있는데 병원의 물리치료사가 평소에 우리 회사와 감정이 있었는지 옆에서 계속 깐족대고 있고... 저렇게 잘난 사람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에 제 멋대로 지껄이도록 놔뒀다. 14년 쓴 기기는 언제 고장 나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었지만 병원의 직원들은 한결같이 마치 우리 기술자가 잘못 만져서 부품이 탄 것처럼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 안달을 했다. 반도체 수명이 어떻고 저떻다 설명을 했지만 기술자의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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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숫가루와 오렌지 주스내가 사는 이야기 2022. 7. 29. 11:44
이렇게 더운 날 움직이는 것은 죽으려고 용쓰는 것이다. 목에 넥밴드 선풍기를 걸고 그래도 덥다고 전철을 타면 천장을 쳐다보고 바람이 나오는 곳에 가서 서 있게 된다. 출근길 5호선 전철을 타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요리 동영상을 보느라 역을 지나쳐 오금역에 내렸다. 예전 같으면 오금역 그 높은 계단을 걸어서 지상으로 나왔겠지만 요즘은 어딜 가나 승강기 있는 위치를 찾아다니며 이용하고 있다. 그제 마트에서 샀던 미숫가루를 개봉했다. 계란 거품기로 풀면 잘 풀어질 것이라고 본 기억이 나서 해봤더니... 컵 밑바닥 둥글면에 붙어 있는 미숫가루는 수저로 저어야만 했다. 아침부터 커피가 아닌 미숫가루라니, 어린 시절 우리 집 부엌에는 커다란 항아리가 있었고 그 항아리에는 흑설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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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코가 아홉 자내가 사는 이야기 2022. 7. 27. 18:14
여태 살림에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던 내가 요즘 김치에 꽂혔다. 오이지 담그는 동영상을 보니 그것도 쉽고 재료만 있다면 김치나 장아찌나 어려울 게 없어 보이는 동영상이 많이 있다. 큰언니에게 오이지 담을 오이를 달라고 했더니 네가 무슨 오이지를 담아! ( 언니에게 나는 평생 어린 아이다) 유튜브가 얼마나 잘 가르쳐 주는데 나도 할 수 있다니까! 밭에 있던 언니는 옆에 있는 형부에게 얘기를 하더니 막내가 오이 달라네. 50개 보내? 네! 나와 같은 교회에 다녔던 큰 언니는 시골로 이사한 후로 절임배추나 오이 , 감자 등을 교회 식구들에게 보내고 있다. 한분에게 오이 한 박스를 보냈다며 막내야 너한테 오이 안 주더냐고 묻는데 안 주시던데... 하면서 친동생인 나는 음식 할 줄 모르니 안 보내주고 엄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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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해요내가 사는 이야기 2022. 7. 26. 13:05
대표가 노트한 것을 한 장 복사해서 내게 준다. 거기에 있는 병원들은 대부분 아는 병원이거나 없어진 병원 이름들. 저 신경외과는 없어졌던데... 저 병원도 없어지고... 생각난 김에 원장 이름으로 신경외과를 검색했더니 이게 웬걸 그냥 문 닫은 줄 알았더니 건물을 새로 지어서 예전 병원 가까이에 병원을 오픈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그곳은 2015년 이후로 가지 않았다. 멀기도 하고 반응이 별로라서... 저렇게 의원이 병원이 되기도 하는데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없어졌다고 생각한 병원은 이름을 바꾸어 누군가가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갈 곳이 저렇게 많은데 맨날 책상머리에서 검색만 하고 있었다니... 저 병원은 기기 살 것 같은데. 저 병원은 이렇게 해봐야지. 지난주 갔던 그 병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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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내가 사는 이야기 2022. 7. 23. 18:10
몇 년 전 큰언니가 옥수수 한 자루를 사서 보내온 적 있다. 그 많은 것을 보고 남편은 한숨을 쉬었었다. 많이 보낸 것은 쪄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고 싶을 때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라는 뜻이겠지 했었다. 그때의 그 옥수수는 경비실 아저씨 주고 미용실 주고 쪄서 중계역 화장품 가게 언니도 주고 회사 옆 마트 계산하는 분들에게도 쪄서 가져다줬었다. 남편은 옥수수자루를 보며 자기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이유로 옥수수를 본체 만체했었다. 엊그제는 홍천에 사시는 선생님께서 옥수수를 보내오셨는데 무려 50개가 들어 있었다. 이번에도 박스를 뜯으며 한 숨 쉬었겠지.. 옥수수 박스 뚜껑은 뜯겨 없었고 누가 보냈는지 보라고 물표만 떼어서 신발장 위에 있었다. 다음날 아침 경비실 아저씨가 자리에 없기에 옥수수 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