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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 충만한 병원명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31. 18:50
여든이 넘은 신경외과 전문의께서 진료를 한단다. 수술은 할 수 없지만 진료는 할 수 있는 나이다. 나도 삐죽이 튀어나온 눈썹을 뽑으려고 해도 초점이 잘 안 맞고 손이 떨리는데 여든 넘은 그분이 수술을 하는 것은 바로 의료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배운 도둑질이라고 그걸 못 버리고 다시 나와서 진료를 한다니 젊은 시절 대학병원에 있을 때 이름 좀 날렸다고 그 미련을 못 버리고 여전히 현역 교수인 줄 착각하시는 것 아니시겠지. 한동안 진료 안 하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데... 개원 당시에는 잘 나가는 것 같더니만 신경외과 의사들이나 아는 자신의 이름으로 병원명을 지어 개원하면 일반인이 그 이름을 알기나 하는지. 이름 세 글자 뒤에 병원을 붙인 병원명을 보고 저게 될까? 의구심이 들었었다. 이0택병원. 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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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님 덕분에...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30. 18:07
지난주에 엄춘자 권사님께서 몇 년 전 내가 떠준 휴대폰 주머니를 보여주며 손잡이 끈이 낡아서 끊어질 것 같다고... 어떻게 손봐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기에 다음 주에 새로 하나 떠 드릴게요 하고서 엄 권사님은 1부 예배를 드리고 나는 2부 예배를 드려서 길이 어긋날까 봐 미리 문자를 드렸다. 예배후 저를 보고 가시라고... 그렇게 해서 권사님을 만났는데 마침 권사님도 1부 예배가 아닌 2부 예배를 드리셔서 옆 자리에 내가 앉게 되었기에 얼른 휴대폰 주머니 2개랑 수세미 5개를 드렸다. 권사님은 휴대폰 주머니가 예쁘다고 얼른 휴대폰을 넣어서 내게 보여주며 흔들어 보이셨다. 희숙이가 가방 뜨라고 준 고급실인데 가방은 더 이상 뜨고 싶지 않아서 그 실로 떴더니 실도 톡톡한 게 예쁘게 떠졌다. 뜨개 한 것을 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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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강가에서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26. 19:14
시편 137장 1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2 그 중의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3 이는 우리를 사로잡은 자가 거기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며 우리를 황폐하게 한 자가 기쁨을 청하고 자기들을 위하여 시온의 노래 중 하나를 노래하라 함이로다 4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 5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진대 내 오른손이 그의 재주를 잊을지로다 6 내가 예루살렘을 기억하지 아니하거나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즐거워하지 아니할진대 내 혀가 내 입천장에 붙을지로다 7 여호와여 예루살렘이 멸망하던 날을 기억하시고 에돔 자손을 치소서 그들의 말이 헐어 버리라 헐어 버리라 그 기초까지 헐어 버리라 하였나이다 8 멸망할 딸 바벨론아 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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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이라면...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25. 16:33
접수대에 명함을 내밀고 원장님 뵙기를 요청하면서 원장님을 뵐 수 있을까 하니 8층 행정실로 가라고... 거긴 이미 내가 들렀던 곳. "원장님께 명함을 보여드려 달라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으냐" 해도 원장님은 안 본다고... 원장님은 환자만 보고 영업사원은 안 본다고. (오래전 원장을 만나기 위해 아픈 환자인 척 진료권을 끊고 만난 적도 있다) 기다리다 보면 원장님도 점심을 드시러 가겠지. 그때 따라가서 명함을 드리고 잠깐 얘기해볼 수 있을 거라고 환자 대기석에 앉아 있는데 40대로 보이는 양복 입은 남자가 초밥 쇼핑백을 들고 다른 진료실로 가는 게 보였다. 1분이나 지났을까 앞서 그 남자가 빈손으로 다시 지나갔다. 그래, 점심시간 전이니까 초밥을 사다 바치면서 영업을 하는 거야. 그는 원장이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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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받는 가방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19. 14:00
내가 비싼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다닐 일도 없겠지만 전철에서 자리를 잡고 서있게 되면 가방부터 바닥에 내려놓는다. 에르메스가 아니라서? 가방은 가방 역할만 하면 된다. 신주모시듯 그럴 바에야 안 들고 만다. 어제 경의 중앙선을 타고 운정을 향하여 갈 때 많은 승객이 내리고 왕십리 역에서 자리에 앉게 되면서 바닥에 놓여 있는 내 가방을 내쪽으로 더 가까이 놨을 뿐 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무릎에 가방을 올려놓지는 않는다 내가 가진 가방 중에서 제일 비싼 가방도 (당근에서 저렴하게 샀다) 바닥에 내려놓고 가는데 맞은편 여사님께서 승객이 앉아야 할 자리에 가방을 떡하니 놓고 계신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도 그 가방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여사와 눈이 마주치면 내 가방을 보라고... 바닥에 있지 않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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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때문이라고?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18. 17:56
옷에 관심이 많지만 내가 사는 옷은 늘 그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살림만 하고 산다면 좀 자유롭게 입었을 텐데. 여자여자한 옷이라던지 레이스가 달린 긴치마라던지 편한 바지라던지. 머리도 내 맘대로 한다던지. 병원에 영업을 다니는 직업이다 보니 옷 하나를 사도 병원에 입고 갈 수 있나 없나로 판단하여 사다 보니 정작 입고 싶은 옷은 못 입어보며 살고 있다. 그렇다고 쉬는 날 교회 외에는 다른 곳에는 다니지도 않으면서 쉬는 날 용으로 옷을 살 수도 없고 티셔츠 조차도 사지 않는다. 억 단위의 기기를 팔러 다니면서 내가 옷차림에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보이는 첫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으로 보이게 좋은 옷을 입었어야 했는데 단정해 보이는 옷만 생각했지 좋아 보이는 옷을 입을 생각은 여태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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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 사는 배달 라이더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17. 18:18
화장실은 2층과 3층의 중간 계단에 있어서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자연스레 301호 문 앞에 보인다. 오늘은 한잔愛 라는 붉은색 테이프를 두른 스티로폼 박스가 2개 누런 테이프를 두른 좀 더 큰 스티로폼 박스 1개 종이박스 1개 옷이 들어 있을 것만 같은 푸른빛이 도는 봉투 1개를 보며 혼자 사는 저 남자가 사람 사는 것처럼 사는 남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물 입구에 쓰레기로 엉망이었을 때 스쿠터를 주차하던 그 남자에게 혹시 이 쓰레기 버리신 분? 하면서 쳐다봤더니 제가 그럴 리가요!라고 했다,. 나도 댁이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심증은 3층 2호다. 며칠 전 3층에서 나온 남자가 반팔 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편의점 쪽으로 걸어가는데 양다리가 온통 문신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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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민, 거기 아니야내가 사는 이야기 2022. 5. 13. 17:09
누나! 오늘 저기 청와대 개방하는 데 있잖아요 거기 가고 있어요.라고 전화한 시각이 4시 15분. 아무나 안 되는데 신청해서 당첨된 거야? 네, 당첨되었어요. 재주도 좋다! 하는 내 말에 하하하 웃던 모민이 하는 말에 깜짝 놀랐다. 거기가 국회의사당 뒤예요 어디예요? 지난번에 취임식에도 초대되어 국회의사당에 갔다 오더니 청와대가 국회의사당 부근에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9호선을 타고 가고 있다는 모민에게 그 자리에서 내리라고 했다. 내가 검색해서 알려 줄 테니 기다리라고,.. 그새 모민은 여의도까지 가 있었기에 5호선으로 갈아타고 광화문까지 오라고... 20년 넘게 서울에 살았는데 청와대가 어디 있는지는 몰랐던 것이네. 부인과 민준이 데리고 셋이서 나들이를 하는 모양인데... 청와대 개방은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