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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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겪어봐야내가 사는 이야기 2022. 4. 9. 17:14
사는 게 바빠서 전화해야 한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잘 있어? 네. 아가씨.^^ 전화가 없어서 전화했어! 거긴 별 탈 없는 거야? 네, 우린 나하고 정원이하고 다 회사에서 걸려와서 고생했어 아이고... 백신을 다 맞은 시댁 가족은 코로나에 감염되어 고생하고 세 식구 중 한 명만 백신을 맞은 우리 집은 무사하다. 얼마 전 대표의 따님이 아프다고 코로나가 의심된다 하는 전화를 받고 대표는 대표 방에서 안 나오고 내가 대표 방에 갈 일 있으면 비닐장갑을 끼고 전달하고 나와서 다시 손을 씻는 소동을... 딸이 감염되었다는데도 바로 검사받으러 안 가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하루 더 지난 뒤 검사받으러 다녀왔고 다행히도 대표는 감염되지 않았다. 대표는 라며 감염되지 않은 것을 자랑스러워했지만 나는 한 겹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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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품은 영업사원내가 사는 이야기 2022. 4. 6. 18:11
코로나 시국이라 영업사원은 만날 수 없다는 말에 환자는 괜찮고 영업사원이 코로나를 전파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웃음이 났다. 바쁜 원장은 바빠서 시간을 못 내고 한가한 원장은.... 장사가 안 되어 기기 살 형편이 안 되니 영업사원을 안 만나준다. 한 장 짜리 편지를 써서 건네고 그걸 보면 만나줄 거야 하는 기대도 또 그렇게 무너진다. 기기를 살 것이라는 희망으로 오늘도 검색창을 열심히 두드린다. 수요일과 목요일에 반나절씩 쉬는 병원이 있는데 무턱대고 갔다가 허탕을 쳤다. 그 재활의학과는 수요일 오전 진료가 없었다. 그걸 모르고 오전 진료 끝날 무렵이라고 12시 30분에 갔었다. 진료를 해도 또 거절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보고 얘기를 듣고 다시 방문할지 발길을 끊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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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내가 사는 이야기 2022. 4. 5. 12:38
여기저기서 백신 부작용으로 죽는 일이 발생할 즈음 아들이 백신 접종하러 가던 날 머리냄새 발 냄새 기억해 두라며 내 코에 머리를 디밀고 발을 올리며 장난을 쳤었다. 죽고 나면 그리울 것이라며. 어제저녁 같이 저녁을 먹고 제 방으로 간 녀석이 갑자기 노란색 마스크를 하고 내 방에 있는 코로나 진단키트를 가져갔다. 남편은 쟤 갑자기 마스크는 왜 하는 거야? 찜찜하게 왜 저러지 했더니 몇 분이 지났을 까 빨간색 선 하나가 그어진 진단키트를 보여주며 엄마 나 임신이야! 토요일 친구들과 저녁 먹었는데 한 녀석이 확진이라고 전화가 와서 자가 진단을 해 본 것이다. 잠시라도 얼마나 찜찜했는지. 아니라서 다행이다, 확진되면 진짜 골치 아프다. 밖에서 누굴 만나서 밥 먹고 그러지 마라고 부탁 아닌 부탁을 했다. 40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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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내가 사는 이야기 2022. 4. 4. 13:16
사무실 창가에 둔 작은 화분 속 다육이는 작년 봄 부여 오빠 댁에 갔다가 집 앞 빈 농가에서 캐왔던 것이다. 좁은 화분에서 번식이 불가한 모습을 보는 것도 불편한 차에 며칠 전 아파트 화단으로 옮겨놨다, 다이소에서 꽃삽을 하나 사서 퇴근길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 라이트를 한 손에 들고 화분 모양과 같은 크기로 땅을 파서 심고 옆에는 봉숭아 씨도 심었다. 싹이 나서 꽃이 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 땅을 다육이가 점령할 테니 그것도 괜찮고. 아침저녁으로 다육이가 괜찮은가 화단을 들여다봤더니 어제는 경비 아저씨가 한다. 했더니 한다. 물을 주지 않아도 잘 번식하는 다육이인데 어제저녁에 보니 다육이 부근의 흙이 촉촉하다. 경비 아저씨가 줬나 보다. 안 줘도 된다고 말씀드려야겠네. 우리 동 입구 화단에는 앵두나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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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순간내가 사는 이야기 2022. 3. 23. 14:56
신논현역 3번 출구 방향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왼쪽에 있고 우측에 계단이 있다. 여긴 왜 매번 에스컬레이터 앞을 노란 줄로 막아놓고 운행을 안 하는 것이지... 생각하며 계단을 오르는데 내려오는 사람과 부딪히며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줄 알았을 순간 내려오던 남자가 내 왼팔을 잡아줘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아줌마... 뭐라고 하며 화를 내는데 그 젊은 남자는 캐리어를 들고 있었다. 내가 안 잡았으면 큰일 날뻔했다고 말하는 그 남자 왜 좌측으로 오냐며... 여전히 화가 나있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날 잡아줘서 고맙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중간 계단 넓은 곳에 한참을 서서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리자 되뇌었다. 올라가는 나는 계단 보기 바빠서 위를 못 봤다지만 내려오는 그는 왜 나를 못 본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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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 분실소동내가 사는 이야기 2022. 3. 21. 18:04
신용카드 한 장만 따로 카드 지갑에 넣어서 출퇴근 교통카드로 쓰고 있고 마트에서도 그 카드만 쓴다. 금요일 지갑을 열었다가 신분증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음을 발견했다. 어디서 빠졌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스캐너 뚜껑도 열어보고 가방을 홀랑 뒤집어 보기도 하고 옷 주머니도 뒤져보고... 신분증 쓸 일이 뭐가 있었을까 메모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하는 요즘이라 메모장을 뒤져도 신분증 쓸 일은 화요일에 인감증명서 떼러 갔었던 주민센터뿐이다. 주민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민원이 많아서 많이 바쁘다고 찾아보고 전화 주겠다는 답을 듣고 기다렸더니 30분 후에 전화가 왔는데 는 답이다. 분실신고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대표께서 월요일이면 나올 테니 기다려보라고. 시간을 두면 혹시 생각날까 하여 뒤져볼 만한 데를 더 뒤..